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 금융에 뿌리를 둔 금융 대기업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시도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본사를 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코빗의 대주주인 NXC와 SK플래닛으로부터 지분 인수를 논의 중이다. 현재 협상 대상은 NXC 보유 지분 60.5%와 SK플래닛의 31.5%로, 총 92% 규모다. 전체 거래 금액은 최대 1,400억 원(약 97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설립된 코빗은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을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인 선구자적 기업이다. 이후 업비트와 빗썸 등 거래량 기준 상위 사업자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거래소로서의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수의 규제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
지분을 매각하는 NXC는 게임 회사 넥슨의 지주회사로, 박지원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반면 이번 인수는 미래에셋그룹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 부부가 지배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주도할 예정으로, 그룹의 일관된 사업 다각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은 기존에 자산운용, 투자은행, 보험 등 전통 금융에 강점을 둔 그룹으로, 이번 코빗 인수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 전통 금융을 연결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빗 자체는 업계 내에서 점유율이 낮지만, 미래에셋이 가진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 함께 한다면 전혀 다른 전략으로 승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 금융사들의 암호화폐 산업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수 추진은 한국 시장 내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마스터카드와 블랙록,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주요 금융사들도 암호화폐 인프라 및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의 행보가 단발성 인수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자산 기반 플랫폼 및 서비스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 내 암호화폐 거래 생태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