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수탁은행인 BNY가 아부다비그로벌마켓(ADGM)에서 ‘기관용 디지털 자산 수탁’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부터 시작해 스테이블코인, 실물자산 토큰까지 확장할 계획으로, 미국계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이 UAE에서 암호화폐 수탁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BNY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협업에는 핀스트리트리미티드(Finstreet Limited)와 ADI 재단이 참여한다. 다만 최종 계약과 규제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사업 확대는 당국의 허가에 따라 결정된다. BNY는 이미 2022년부터 일부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이번 확장에 앞서 ADGM 카테고리 4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번 구조에서 BNY는 글로벌 수탁 역량을 맡고, 핀스트리트리미티드는 ADGM 내 거래·수탁·예탁·자문 기능을 지원한다. ADI 재단은 ‘소버린급’ 블록체인 인프라를 내세운 ADI 체인으로 결제와 금융 운용의 기반을 제공한다. 아제이 바티아 ADI 재단 이사회 멤버는 이번 협력이 수탁, 무역금융, 대출 영역의 새 기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아부다비의 기관투자 중심 가상자산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두바이가 개인 투자자와 웹3 스타트업 유치에 강점을 보여왔다면, ADGM은 영미법 기반의 규제 체계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최근에는 갤럭시디지털, 서클, 테더의 USDt도 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UAE 국영 지주사 IHC가 중앙은행 규제를 받는 디르함 연동 스테이블코인 DDSC 출시를 알리면서, 현지 디지털 화폐 생태계도 더 촘촘해지고 있다. 한니 카블라위 BNY 부회장은 UAE가 더 깊은 자본시장과 높은 디지털 성숙도를 갖춘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BNY의 아부다비 진출은 중동에서 ‘규제된 디지털 자산 인프라’가 실험 단계가 아니라 실제 구축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수탁을 출발점으로 삼은 만큼, 향후 글로벌 금융사들의 UAE 진입도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