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성장에 대해 ‘금융불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이 과거 머니마켓펀드가 드러낸 취약성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며, 동시에 달러 패권을 디지털 금융에서 더 굳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ECB에 따르면 슈나벨 이사는 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단기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액면가 상환을 약속한다는 점에서 1970년대 등장한 머니마켓펀드와 구조가 비슷하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 두 상품이 모두 전통 은행 밖에 있어, 신뢰가 흔들릴 경우 대규모 ‘런’과 자산 급매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슈나벨 이사는 2008년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가 기준가 아래로 떨어지며 단기자금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사례를 거론했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 3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테더(USDT)와 서클의 USDC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유로화 기반 토큰은 합쳐도 약 5억유로에 그치고, 거래량의 약 85%는 여전히 크립토 거래 안에 머물러 있다.
유럽이 보는 핵심은 ‘금융안정’과 ‘달러 확산’
EU의 가상자산시장규제안(MiCAR) 아래 유럽 내 스테이블코인은 준비금의 최소 30%를 은행 예금으로 보유해야 하고, ‘중요 발행사’는 60%까지 늘려야 한다. ECB는 이 규정이 유동성을 높이는 대신 발행사의 수익성은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더 큰 우려는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이 늘수록 토큰화 금융에서 미국 달러의 영향력이 더 깊어지고, 유로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ECB는 대응 카드로 디지털 유로와 도매형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인 ‘폰테스’와 ‘아피아’를 추진하고 있다. 슈나벨 이사의 메시지는 스테이블코인을 막기보다 공공 대안을 키우고, 기술 경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금융으로 빠르게 스며드는 만큼, 유럽 중앙은행의 경계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 시장 해석
ECB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과거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머니마켓펀드와 유사한 구조적 위험을 가진 금융상품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규모 환매(런) 발생 시 단기자금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 안정성 리스크가 핵심이다.
💡 전략 포인트
유럽은 스테이블코인을 금지하기보다 규제(MiCAR)와 공공 대안(디지털 유로)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에서 달러 패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규제 친화적 프로젝트와 법정화폐 기반 구조의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 용어정리
스테이블코인: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머니마켓펀드: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며 원금 보존을 목표로 하는 금융상품
MiCAR: EU의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로,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요건 등을 포함
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