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의 비트코인(BTC)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가 8월 27일 하루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순유입액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일부 상품의 유출을 IBIT 유입이 상쇄하면서 발행사별 자금 흐름 차이가 뚜렷해졌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8월 27일 기준 IBIT에는 2억7760만 달러(약 3836억원)가 순유입됐다. 같은 날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전체 순유입액은 2억4230만 달러(약 3348억원)로 집계됐다.
IBIT 한 상품의 유입액이 전체 순유입의 약 114.6%에 해당한 셈이다. 전체 시장에 자금이 고르게 들어왔다기보다 일부 상품 유출을 특정 대형 상품 유입이 덮은 구조로 풀이된다.
같은 날 피델리티 FBTC에서는 8360만 달러(약 1155억원), 그레이스케일 GBTC에서는 2720만 달러(약 376억원)가 빠져나갔다. IBIT를 제외한 상품을 합산하면 3530만 달러(약 488억원) 순유출이었다.
다만 경쟁 상품 전체가 유출된 것은 아니었다. 비트와이즈 BITB에는 2170만 달러(약 300억원), ARKB에는 2970만 달러(약 410억원), HODL에는 570만 달러(약 79억원)가 각각 유입됐다.
MSBT와 BTC에도 각각 670만 달러(약 93억원), 1170만 달러(약 162억원)가 들어왔다. 이들 5개 상품의 합산 유입액은 7550만 달러(약 1043억원)였다.
ETF 순유입은 해당 상품으로 들어온 자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뺀 값이다. 현물 비트코인 ETF는 투자자가 BTC를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상장 상품을 통해 가격 흐름에 노출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8월 중순 이후 흐름도 IBIT 중심의 자금 쏠림을 보여준다. 파사이드 표를 단순 합산하면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9거래일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0억4420만 달러(약 4조2071억원)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누적 순유입 규모를 두고 외신 보도에서는 8거래일 기준 28억 달러대, 9거래일 기준 30억 달러대 등 서로 다른 수치가 제시됐다. 집계 창구와 기준 시점이 달라지면 누적액도 달라질 수 있어 날짜와 거래일 수를 함께 봐야 한다.
블랙록 아이셰어즈(iShares) 공식 페이지는 8월 24일 기준 IBIT 순자산을 603억3756만5709달러(약 83조4145억원)로 제시했다. 하루 2억 달러대 후반 유입은 절대 금액으로는 크지만 순자산 전체와 비교하면 제한된 비중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는 통상 대형 운용사 상품에 유동성과 거래 편의가 몰리기 쉽다. 거래량과 운용 규모가 큰 상품은 기관 투자자가 대규모 주문을 집행할 때 선택지로 먼저 검토되는 경우가 많다.
발행사별로는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블랙록에는 대형 상품 지위가 강화되는 흐름이지만, 유출이 발생한 일부 상품에는 수수료, 유동성, 브랜드 경쟁이 더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7월에는 이더리움 상품이 신규 자금 유입을 주도한 반면 비트코인 상품은 거래대금 비중 78.5%로 시장 중심을 지켰다. 이번 8월 27일 흐름은 자산군 간 비교보다 비트코인 ETF 내부의 발행사별 분화가 두드러진 사례다.
본지는 앞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8월 27일 9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전체 12개 ETF 가운데 유입은 6개 상품에서 발생해 총액만으로 시장 전반의 균등한 수요를 읽기는 어려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금으로 자금이 함께 들어오는 흐름을 달러 약세와 재정 우려에 대한 자산 배분으로 해석했다. 다만 하루 ETF 유입액만으로 시장 지배력 변화나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8월 27일 수급이 보여준 핵심은 전체 순유입보다 IBIT 한 상품에 자금이 더 강하게 몰렸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