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팔지 않고 미국 주택 계약금 대출 담보로 쓰는 모기지 상품에서 담보 재사용과 장기 잠금 조건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베터(Better·$BETR)와 코인베이스($COIN)는 8월 26일 토큰 담보형 적격 모기지 상품의 일반 제공을 시작했다. 이 상품은 BTC 담보 주택대출이 일반 신청 단계로 넘어간 뒤 실제 차입 신청을 받는 구조다.
코인데스크는 베터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제공 이후 사전 신청 대출 규모가 3억6000만 달러(약 4850억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기자 명단 단계에서 제시된 2억6000만 달러(약 3502억원)를 웃도는 규모다.
상품은 두 개의 대출을 한 번에 묶는다. 첫 번째는 주택을 담보로 한 패니메이(Fannie Mae) 기준 적격 모기지이고, 두 번째는 계약금 대출이다. 계약금 대출에는 차입자가 맡긴 BTC와 주택의 2순위 담보권이 붙는다.
코인베이스는 BTC 담보 가치가 계약금 대출액의 최소 250%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터 상품 안내의 예시는 50만 달러(약 6억7350만원) 주택을 살 때 25만 달러(약 3억3675만원) 상당의 BTC를 맡기면 10만 달러(약 1억3470만원)의 계약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제시한다.
베터는 대출 실행과 심사, 사후 관리를 맡고 코인베이스는 담보 이전과 코인베이스 프라임 수탁 계정 인프라를 제공한다. 차입자가 서명하면 BTC는 차입자의 코인베이스 계정에서 코인베이스 프라임의 베터 수탁 계정으로 옮겨진다.
쟁점은 담보 재사용이다. 코인데스크는 베터가 차입자의 담보 BTC를 재담보로 활용할 수 있으며, 상환 시점에는 같은 수량의 BTC를 돌려주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차입자는 특정 지갑에 같은 BTC가 그대로 보관된다는 보장보다 만기 또는 재융자 시 같은 수량을 돌려받는 약속에 의존하게 된다.
재담보는 금융기관이 받은 담보를 다른 거래나 자금 조달에 다시 활용하는 관행이다. 전통 금융에서는 드문 구조가 아니지만,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수탁 자산이 실제로 분리 보관되는지와 이용자가 어떤 청구권을 갖는지가 리스크 판단의 기준이 된다.
반환 조건도 짧지 않다. 베터 상품 안내는 담보 BTC가 모기지 전액 상환 또는 재융자 뒤 반환된다고 설명한다. 15년·30년 고정 모기지 선택지가 있는 만큼 차입자가 계약금 대출만 먼저 갚아 담보를 바로 회수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격 하락만으로 즉시 청산되는 구조는 아니다. 코인베이스는 BTC 가격 변동이 모기지 조건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가격 변동만으로 추가 담보 요구나 마진콜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60일 연체와 가격 변동 청산 조건이 주요 차이로 다뤄졌다.
베터 상품 안내는 상환 연체가 60일 지속되면 담보 BTC를 청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택 압류 절차는 패니메이 지침에 따라 연체 180일째 별도로 시작된다.
BTC 보유가 주택담보대출 자격을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다. 신청자는 패니메이 기준의 소득, 신용점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BTC 담보 대출은 현금 계약금 부담을 낮추는 장치이지, 신용 심사 기준을 낮추는 구조는 아니다.
코인베이스 원(Coinbase One) 회원 혜택도 붙었다. 베터와 코인베이스는 승인된 코인베이스 원 회원에게 대출액의 1%, 최대 1만 달러(약 1347만원)를 클로징 비용 크레딧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혜택은 베터가 지급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해외 주택대출 상품 이상의 의미가 있다. 거래소 수탁 인프라와 전통 금융 대출이 결합될 때 BTC 담보가 단순 보관 자산인지, 재사용 가능한 금융 담보인지에 따라 이용자 리스크가 달라진다.
이 상품은 암호화폐 보유자가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주택 구매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금융 접점을 넓힌다. 동시에 담보 재사용과 장기 잠금은 차입자가 가격 변동뿐 아니라 수탁·신용 구조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