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알피렛저(XRPL)의 2026년 8월 거래 93.2%가 793개 계정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건수와 실제 결제 가치를 구분해야 한다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비트쿼리는 9월 8일 공개한 조사에서 2013년 이후 XRPL에서 처리된 50억6000만건의 거래를 분석했다. 8월 활성 계정 가운데 거의 절반은 한 차례 거래한 뒤 활동을 멈춘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793개 계정 중 767개는 탈중앙화거래소(DEX) 주문 봇, 먼지 전송, 대체불가토큰(NFT) 주문 봇, 수수료·에스크로 스팸 등 기계적 활동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26개 계정은 거래소 핫월렛으로 분석됐다.
이 분류는 거래 건수의 성격을 분석한 결과다. 원장에 기록된 모든 거래가 사기성 봇 활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가장 많은 거래를 제출한 한 계정은 8월 한 달 동안 약 1300만건의 주문을 냈지만 실제 체결로 이어진 거래는 882건에 그쳤다. 비트쿼리는 기계적 활동과 스팸을 제외하면 ‘실제 인간 규모의 결제’가 전체 원장 활동의 0.8%였다고 설명했다.
거래량 집중만으로 사용자 부재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왔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리플(Ripple) CTO 에메리투스는 “매우 이상한 주장”이라며 XRPL의 거래 수수료가 저렴해 유용한 활동과 쓸모없는 활동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워츠는 거래 비용을 높여 저가치 활동을 줄이는 것이 네트워크에 더 나은 결과인지 되물었다. 수수료 수준이 낮으면 거래 목적이 서로 다른 활동이 같은 원장에 함께 기록될 수 있다는 취지다.
실제 결제와 거래량을 나눠 보면 집계 결과는 달라진다. 비트쿼리는 8월 XRPL에서 2026만7655건의 결제가 20만2643개 계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내장형 거래소에서는 297만922건의 거래가 1만2153개 계정에서 처리됐다. 거래 건수의 상당 부분이 특정 계정에 몰렸더라도 결제와 거래소 이용이 모두 존재한다는 의미다.
인공지능 에이전트 결제 표준인 x402 관련 활동도 확인됐다. 8월 x402 결제는 142개 계정에서 264만5514건 발생했지만, 이 수치만으로 XRPL의 지속적인 실사용 확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고스트 체인’이라는 표현은 XRPL의 거래 구조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명칭이다. 공식 네트워크 지표나 XRPL의 공식 명칭은 아니다.
거래 건수는 원장에 기록된 작업의 횟수를 보여주지만, 결제 금액이나 자금 이동 목적까지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같은 계정이 반복적으로 주문을 제출하는지, 거래가 실제 자산 이전으로 이어졌는지에 따라 경제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XRPL의 프로토콜 개발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공식 개발 문서에는 3.3.0 버전에 계정 권한 위임, 거래 묶음 처리, 기밀 전송, 수수료·준비금 후원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소개됐다.
XRPL 3.3.0 지원 범위가 개발자용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로 넓어진 흐름도 프로토콜 기능 확대와 개발 도구 정비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기능 추가만으로 실제 사용자 확대나 거래 품질 개선을 입증할 수는 없다.
본지는 앞서 XRP 레저의 하루 결제량과 가격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를 보도했다. 이번 분석 역시 거래 건수와 결제 활동을 별도 지표로 나눠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거래량 자체보다 거래 주체와 목적을 어떻게 분류할지에 있다. ‘고스트 체인’이라는 평가가 XRPL의 실제 결제와 토큰화 활동을 얼마나 반영하는지는 거래 금액, 반복 계정, 자금 이동 여부를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