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의 기업인과 지역사회 리더들이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4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Beige Book)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고 없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투자와 채용, 사업 확장 계획을 미루고 있으며, 이는 경기 둔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베이지북은 미국 전역의 기업과 지역 사회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담은 보고서다. 이번 회차에서도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특히 산업 부동산, 제조업, 건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혼란이 극심하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상업용 부동산 중개인은 “관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기업들이 완전히 동결된 상태”라며 거래 성사 직전이던 공장 부지들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서부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제조업체 임원은 현재 상황을 응급처치(triage)에 비유하며 "미래 전략은 뒷전이고 당장 무너지는 걸 막는 데 급급하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주의 한 기업 역시 "가격 책정조차 어려워 입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관세 환경이 예산 초과로 이어지고 있고 모든 사업 계획을 연기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베이지북은 이러한 분위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적으로 경제에 대한 전망은 “약간 비관적이며 이전 보고서와 유사한 수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의 향방이 모호한 현 상황이 민간 투자와 소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와 실업률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연준 내부에서 이미 인식되고 있는 관세 불확실성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재확인시킨 셈이다.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는 연방정부의 무역 전략과 갑작스러운 조치들이 가계와 기업 모두의 경제적 결정을 방해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예측 가능한 무역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향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