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 여파로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혼다는 6일 자사 2025 회계연도 1분기(2025년 4~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천441억 엔(약 2조2천9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천847억 엔에 달했던 수치와 비교하면 49.6% 감소한 셈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9.0%에서 4.6%로 떨어져 수익성 저하가 뚜렷했다. 매출은 1.2% 감소에 그쳤지만,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천246억 엔(약 1조1천727억 원)이나 줄면서 실적 전반에 부담을 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마쓰다도 지난 회계연도에는 흑자를 기록했던 4~6월 분기에서 전환적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 마쓰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61억 엔(약 4천33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503억 엔 흑자에서 완전히 반전된 성적이다. 특히 마쓰다는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관세 인상이 실적에 더 직접적인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연간 영업이익 역시 500억 엔(약 4천706억 원)을 예상해 작년보다 73.1%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지난 4월부터 미국 정부가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기 시작한 25%의 고율 관세가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15%로 조정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이전과 비교하면 수출 경쟁력이 손상된 상태다. 관세 부담이 생산 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구조 조정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마쓰다의 모로 마사히로 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 관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라며 생산 구조 개편 등 자구 노력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혼다 또한 연간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일부 상향 조정하긴 했지만, 여전히 작년보다 42.3% 줄어든 수준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 간의 무역 환경이 불확실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 업계가 단기간 내 수익성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환율 변동, 글로벌 수요 위축 등 외부 변수까지 고려하면, 기업들의 구조 조정 및 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