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연 4.00%로 조정했다. 이는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를 고려해 점진적인 완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리 인하는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결정됐으며, 이는 지난해 중반 이후 다섯 번째 금리 인하 조치다. 최근까지 16년 만의 최고치였던 연 5.25%까지 올랐던 금리는 2023년 8월, 11월 그리고 올해 2월, 5월에 이어 다시 0.25%포인트씩 낮춰져 지금의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점진적 하락 경로는 BOE의 통화 정책 기조와 일관된다.
통화정책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은 갈렸다. 위원 9명 가운데 과반인 5명이 금리 인하에 찬성했고, 동결을 주장한 위원은 4명이었다.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위원도 있어 단일 투표로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이례적으로 두 차례의 투표 끝에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이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잉글랜드은행은 물가상승률 목표를 연 2%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 최근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해 목표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에너지 가격과 서비스 물가 상승 등 거시경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선택한 것은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영국 내 기업들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 중심의 산업에 미칠 경제적 타격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졌다. 따라서 기업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정책은 인플레이션 속도와 경제 성장률 여부에 따라 신중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BOE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금리 인하에 대해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당분간 큰 폭의 금리 조정보다는 안정적인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