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반도체 장비업체 HPSP 주식 중 일부를 매각하면서, 자금 조달 구조 안정화에 나섰다. 이 회사는 이번 매각으로 약 3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차입했던 인수금융을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6일 장 마감 후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HPSP 주식 840만 주를 매각했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 8천361만 주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매각 단가는 종가인 3만9천150원보다 약 9.7% 할인된 주당 3만5천350원으로 결정됐고, 총 매각 금액은 약 3천억 원에 달한다.
이번 블록딜에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크레센도 측에 따르면 블록딜 청약에는 총 13억5천만 달러(한화 약 1조9천562억 원) 이상의 금액이 몰렸으며, 참여한 기관투자자 중 99%가 해외 자본이었다. 이는 국내 자산보다는 기술 경쟁력 중심의 고성장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선호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번 매각의 배경에는 투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장기차입금 조기 상환 목적이 있다. 크레센도는 지난해 5월 HPSP 인수 당시 인수금융(레버리지드 바이아웃, LBO 방식)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으며, 이번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해당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펀드 관리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실현과 투자기간 관리가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수익 실현보다는 투자 구조의 건전성 확보에 목적이 있다고 평가한다. 블록딜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후속 펀드 조성이나 신규 투자 유치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에 대한 해외 투자 확대 및 사모펀드의 투자 회수 전략과 맞물리면서, 유사 기업들의 상장 이후 자본시장 내 포트폴리오 재조정 움직임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외국인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질 경우, 국내 상장사 지분 구조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