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3일 과도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물가와 내수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이 1,480원대로 다소 낮아졌지만 중동 전쟁 이후 변동 폭이 다른 주요 통화보다 컸던 만큼, 한국은행이 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신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환율 급등이 단순한 금융시장 변수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빠르게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올라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원자재나 중간재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여기에 해외여행, 유학, 외화 대출 상환 같은 가계의 실질 부담도 함께 늘 수 있다. 중앙은행이 환율 자체를 특정 수준에 묶어두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쏠림이나 급격한 변동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어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환율 흐름에 대해서는 완화 가능성과 경계 요인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전반적으로 탄탄한 편이고, 세계국채지수(WGBI·주요 국채를 편입해 운용하는 글로벌 채권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고 봤다. 이런 여건은 원화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관련 상황이 안정적으로 수습돼야 환율 상승 압력도 본격적으로 누그러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외환보유액 감소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신 후보자는 최근 외환보유액이 일부 줄어든 것은 위기 신호로 해석할 사안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현물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 달러 이외 통화로 보유한 자산의 달러 환산액 변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감 같은 기술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고,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일시적 거래 영향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외환보유액은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방파제 역할을 하는 자산인데, 현재 수준은 그 기능을 수행하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한국은행 수장 후보자가 환율과 외환보유액을 둘러싼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면서도 필요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동시에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중동 정세의 향방,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세계국채지수 편입 자금의 실제 유입 규모가 원화 가치와 금융시장 안정에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정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하느냐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