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자금의 흐름이 산업의 미래와 국민 생활을 좌우한다며, 첨단산업과 지방경제 같은 생산적 분야로 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공정성을 함께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연합인포맥스 창사 26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금융시장 불안, 첨단기술 혁신이 한꺼번에 겹치는 큰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 충격이 커지고 산업 구조 변화 속도도 빨라진 만큼, 단순히 위기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자금 배분 방향 자체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담긴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이른바 머니무브, 즉 시중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앞으로의 성장 산업을 결정하고 국민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첨단산업과 지방경제 등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영역으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길을 터주고, 동시에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혁신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을 경제의 혈관에 비유하며 활력은 살리되 공정한 경쟁 질서는 분명히 세우겠다고 한 대목은, 시장 친화성과 규율 강화를 함께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 시장의 목소리를 열린 자세로 듣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자금 이동 조짐도 거론됐다. 손영채 금융위원회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장은 22일부터 선착순 판매에 들어간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당일 완판된 점을 언급하며, 예금에서 투자로 옮겨가는 흐름이 자본시장에서 가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중심의 안전자산에 머물던 자금이 성장 기대가 있는 투자 상품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다시 말해 돈이 소비보다 투자와 산업 육성으로 연결되게 하려는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박석길 제이피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0%로 제시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가 유가 상승 부담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법인세수 증가로 이어지면, 고유가에 따른 부담을 재정이 일부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황정욱 연합인포맥스 대표이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금융정보 산업 역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새 정부가 자본시장을 단순한 투자 공간이 아니라 산업정책과 성장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통로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첨단산업 지원, 지방 투자 활성화, 자본시장 제도 정비가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제 정책 설계와 시장 반응이 맞물리면서, 예금 중심의 자금 운용 관행이 투자와 혁신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