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시장 변동성이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고, 외국인 투자자의 중장기 자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허장 제2차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환시장 간담회를 열고 주요 외국계 금융회사와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자리에는 골드만삭스, 뉴욕멜론은행, 도이치은행,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외환시장과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고,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차관은 최근 원화와 외환시장이 중동 지역 전쟁 협상 지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 같은 대외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지만, 한국의 펀더멘털(경제의 기초 체력)과 비교하면 가격 움직임이 실제보다 크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과도한 쏠림을 막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확대를 한국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데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그동안 한국 자본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 규모와 비중도 함께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일부 자금이 비중 조정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정 수준 수익이 난 종목에서 차익 실현이 나타난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외국인 매도 자체가 곧바로 한국 경제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참석자들은 또 한국 정부가 외국인의 외환·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여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환시장 거래량이 늘고 참여 기관이 확대됐으며, 외국인 통합계좌 활용도도 넓어지는 등 제도 개선의 효과가 실제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합계좌는 외국인 투자자가 여러 거래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돕는 장치로,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제도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개방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정부는 단기 변동성 관리와 중장기 투자 유치라는 두 목표를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