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9일 다시 오르면서 1,500원대 위에서 움직였고, 종가 기준으로는 한 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7.5원 오른 1,507.8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0.5원 내리며 잠시 숨을 고르는 듯했지만 곧바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15일 1,500.8원, 18일 1,500.3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갔고, 이날 수준은 지난 4월 2일 1,519.7원 이후 가장 높다. 장중에는 1,509.4원까지 올라 지난 4월 7일 1,512.6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만 해도 6.5원 내린 1,493.8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상승 압력이 강해졌고, 오전 10시를 전후해 오름세로 방향을 바꾼 뒤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이런 식으로 반등할 때는 대체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거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영향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조3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그동안 오른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늘 수 있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연결된다. 원화 가치가 약해졌다는 뜻이기도 해, 수입 물가나 금융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환율을 밀어 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하루 앞두고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한때는 긴장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기대가 번번이 실망으로 돌아선 경험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보다 달러 같은 안전자산을 더 선호하게 된다. 다만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3 내린 99.097을 나타내, 이날 원화 약세가 단순한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드러났다.
같은 날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48.09원으로 전 거래일의 944.30원보다 3.79원 올랐고, 엔/달러 환율은 159.038엔으로 0.17엔 상승했다. 결국 이날 외환시장은 국내 증시에서의 대규모 외국인 매도와 중동발 불안이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