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고채 금리는 중동 정세 완화 기대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한때 뚜렷하게 내려갔지만, 국제유가 반등과 물가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결국 3월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2026년 5월 12일 발표한 ‘2026년 4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을 보면, 4월 초 국내 채권시장은 전 구간에서 강세로 출발했다. 채권시장에서 강세는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리는 흐름을 뜻한다. 당시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논의가 진전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고, 외국인이 3년물·10년물 국채선물을 순매수한 데다 세계국채지수(WGBI·주요국 국채를 묶은 글로벌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도 커졌다. 특히 국제유가가 2주가량 크게 내리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누그러졌고, 이런 분위기는 장기채를 중심으로 월 중반까지 금리 하락세를 떠받쳤다.
하지만 월 중반 이후 분위기는 바뀌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금리 상승 압력은 되레 커졌다. 국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경기 흐름이 생각보다 견조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여기에 고유가가 길어질 경우 물가가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졌다. 채권시장은 결국 월초의 강세 폭을 대부분 반납했고, 국고채 금리는 3월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발행시장 흐름을 보면 전체 채권 발행은 늘었지만 회사채 시장은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4월 채권 발행 규모는 특수채와 금융채 발행 증가 영향으로 전월보다 7천억원 늘어난 98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국채·금융채·특수채 등을 합한 순발행액은 2조1천억원, 발행잔액은 3천9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전월보다 3조1천억원 줄어든 10조6천억원에 그쳤다.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디트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AA-등급과 BBB-등급 모두 소폭 확대됐다.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고, 그 결과 4월 회사채 수요예측 금액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조4천450억원 감소한 3조3천950억원, 총 50건에 머물렀다.
유통시장과 외국인 자금 흐름도 비슷한 맥락을 보였다. 4월 장외 채권 거래량은 전월보다 69조7천억원 줄어든 498조6천억원이었고, 일평균 거래량도 22조6천억원으로 4조4천억원 감소했다. 외국인 순매수액은 7조3천억원으로 전월의 7조4천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월 중반까지는 협상 진전 기대와 WGBI 편입 개시에 따른 국채 매수세 유입으로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등 수급 여건이 개선됐지만, 이후 고유가와 중동 불안이 이어지면서 매수 강도는 더 커지지 못했다. 4월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 월 중반까지 하락하다가 전쟁 교착과 1분기 GDP 호조를 반영해 상승 전환했고, 월말에는 다시 소폭 내려 2.81%를 기록했다. 같은 달 적격기관투자자(QIB) 채권은 신규로 10건, 6조6천251억원이 등록됐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국제유가, 중동 정세, 미국 통화정책,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가 국내 채권금리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