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일 중동 정세 불안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 영향이 겹치면서 장중 오름폭을 키웠고, 결국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472.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7원 낮은 1,466.0원에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바꿨다. 장중 한때 1,476.8원까지 올라섰는데,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1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져 환율은 오른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난항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종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사실상 꼬이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23% 오른 98.049를 나타냈다. 달러는 이날 오전에는 다소 약한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강세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점도 원화 약세를 자극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24.24포인트, 4.32% 오른 7,822.24로 마감해 처음으로 7,800선을 넘어섰고, 장중에는 7,899.32까지 올라 7,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수 상승폭만 보면 강한 장세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천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은 2조8천600억원, 기관은 6천3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면 이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엔화 흐름도 함께 보면 달러 강세가 더 분명해진다. 엔/달러 환율은 0.23% 오른 157.020엔을 기록했다. 오전 6시44분께 156.513엔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반등한 뒤 157엔대에서 움직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37.70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 938.79원보다 1.09원 하락했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정세와 달러 흐름, 외국인 자금 이동 방향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