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그룹 지주회사 엔엑스씨가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 지분 일부를 1조227억원에 다시 사들이기로 하면서, 상속세 물납으로 형성됐던 정부 지분이 줄고 회사는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의 자본 구조 재편에 나섰다.
엔엑스씨는 11일 공시를 통해 재정경제부로부터 전체 발행주식의 6.68%에 해당하는 18만4천1주를 1주당 555만8천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약 1조227억원이다.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기주식을 오는 6월 중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자기주식 소각은 회사가 사들인 자사주를 없애 전체 주식 수를 줄이는 조치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 지분은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이 2023년 상속세를 내는 과정에서 정부에 넘긴 물납 주식의 일부다. 물납은 상속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울 때 일정 요건 아래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으로 대신 납부하는 제도다. 배우자 유정현 이사와 두 자녀는 당시 약 4조7천억원 규모의 엔엑스씨 지분을 정부에 물납했고, 이후 상속세 납부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로 재정경제부의 엔엑스씨 지분율은 30.64%에서 23.96%로 낮아지며, 6월 자사주 소각이 끝난 뒤에는 전체 주식 수 감소의 영향으로 최종 지분율이 25.68%가 된다.
정부는 그동안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를 통해 2023년 말부터 물납받은 엔엑스씨 지분 공개 매각을 추진했지만 여러 차례 유찰되며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엔엑스씨 지배구조상 해당 지분을 모두 사더라도 유족 측 지분이 70%에 가까워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목돼왔다. 여기에 지분을 쪼개지 않고 한꺼번에 파는 통매각 방식도 잠재 매수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기보다 회사가 직접 일부를 매입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작동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 거래를 물납 자산 처분의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납 당시 가격인 553만4천원보다 높은 555만8천원에 매각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납 주식은 세금으로 받은 자산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공정한 가격에 신속하게 처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거래는 그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비상장 대기업 지분처럼 경영권과 연결된 물납 자산을 처분할 때, 공개 매각만이 아니라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나 구조 조정 방식이 함께 검토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