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가능성을 지켜보는 가운데 방향을 뚜렷하게 정하지 못한 채 혼조세로 출발했다. 중동 정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에 일부 안도감을 줬지만, 기업별 실적과 전망이 엇갈리면서 지수 흐름도 제각각 나타난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1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78포인트(0.06%) 내린 49,881.81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4포인트(0.01%) 오른 7,365.96, 나스닥종합지수는 77.46포인트(0.30%) 상승한 25,916.40을 나타냈다. 시장은 미국이 이란에 전쟁 종식을 위한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를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키스탄 외무부의 타히르 안드라비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중동 협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 에너지 가격과 물가, 나아가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코타 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통신주가 강세를 보였고, 에너지주와 부동산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가 일부 살아난 반면, 유가 하락이 에너지 업종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개별 종목 움직임은 더 뚜렷했다. 반도체 설계업체 암 홀딩스는 2026 회계연도 4분기(올해 1~3월)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0.60달러, 매출을 14억9천만달러로 내놓아 시장 예상치인 0.58달러와 14억7천만달러를 모두 웃돌았지만, 새 인공지능(AI) 칩 생산에 필요한 공급망 확보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8.44% 내렸다. 가전업체 월풀은 연간 실적 전망을 대폭 낮춰 투자심리를 크게 훼손했다. 연간 주당순이익 가이던스는 기존 6달러에서 3~3.50달러로 떨어졌고, 연간 매출 전망도 153억~156억달러에서 약 150억달러로 조정되면서 주가가 12.30% 급락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도 중동 갈등과 북미 성장 둔화로 광고 매출이 타격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1.72% 하락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유럽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국제 유가도 내렸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보다 0.33% 내린 6,007.00에 거래됐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30%, 독일 DAX 지수는 0.46%, 영국 FTSE100 지수는 0.99% 각각 하락했다. 같은 시각 2026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21% 내린 배럴당 92.0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은 앞으로도 미국과 이란 협상 결과, 유가 흐름, 그리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 조정이 맞물리면서 증시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