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나스닥에 상장된 사모대출 펀드 미드캡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의 매각을 검토하면서, 사모대출 시장 전반의 건전성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현지시간) 아폴로가 미드캡 파이낸셜 인베스트먼트(MFIC) 매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중견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기업개발회사(BDC·개인투자자도 주식시장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장형 사모대출 펀드)로, 2026년 3월 말 기준 236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폴로는 이 펀드의 가치를 약 30억달러로 보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자산가치 전액을 현금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에는 악화한 자산 건전성이 있다. MFIC의 부실률은 2025년 4분기 3.9%에서 2026년 1분기 5.3%로 높아졌고, 대출 부실과 자산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1분기 순손실은 6천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도 순자산가치(NAV·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뺀 실질 가치)의 약 8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장부상 가치보다 실제 회수 가능 가치를 더 낮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할인 거래는 MFIC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장 사모대출 펀드들은 지난해 가을 이후 대체로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돼 왔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 대상 대출에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심리를 눌렀다. 사모대출은 은행보다 규제가 덜한 대신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최근 몇 년간 급성장했지만, 경기 둔화와 차입 기업의 상환 부담 확대가 겹치면 부실 위험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약점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한편 아폴로와 블랙스톤, 블루 아울 캐피털 같은 대형 운용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주가 변동 영향을 덜 받는 비상장 사모대출 펀드 판매를 늘려왔다. 다만 이 상품은 투자자 다수가 개인인 데다, 올해 들어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환매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아폴로가 운용하는 비상장 사모대출 펀드들은 2026년 1분기에 전체 지분의 11%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받았다. 이 같은 흐름은 상장 펀드 매각 논의와 비상장 펀드 환매 압박이 동시에 이어지는 방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사모대출 시장의 가격 재평가와 자산 선별이 한층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