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스토리지 기업 와사비테크놀로지스가 2억5000만달러 규모 신용한도를 확보했다. 원화로는 약 3701억2500만원 규모다. 지분 투자 대신 부채 조달을 택한 이번 결정은 성장 기업들이 확장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22일(현지시간) 이번 자금 조달 사실을 공개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와사비테크놀로지스는 설립 10년 차 기업으로, 지금까지 총 6억달러 이상을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18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올해 1월에도 7000만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받은 바 있다. 단순히 현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업 단계 변화에 맞춰 자본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바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 자금과 설비 자금은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초기 기업은 현금흐름이 불확실해 운영 손실과 공격적 확장에 주로 지분 투자를 활용한다. 반면 매출 흐름이 점차 안정되면 예측 가능한 자산 투자에는 부채를 섞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AI 수요가 키운 저장장치 투자, ‘낮은 자본 비용’이 핵심
와사비테크놀로지스가 이번에 확보한 신용한도는 스토리지 용량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워크로드 증가로 데이터 저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바이어 CFO는 “회사의 성장 상당 부분이 추가 스토리지 확충에 의해 뒷받침된다”며 자산 성격이 분명한 투자에는 상대적으로 자본 비용이 낮은 신용 조달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부채와 지분 중 어느 쪽이 더 싼지는 단순 비교가 쉽지 않다. 부채는 이자를 꾸준히 내야 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반대로 지분 투자는 당장 상환 부담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창업자와 기존 투자자의 지분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자 비용’과 ‘지분 희석’ 가운데 무엇을 더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보느냐가 핵심이다.
다만 부채 확대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영업 활동과 재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 바이어 CFO도 기업이 부채 상환에 매달리다 정작 사업에 다시 투입해야 할 자금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 구조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현금흐름이 부채 여력 좌우…성숙 기업일수록 선택지 넓어져
이번 결정의 핵심 변수는 결국 ‘현금흐름’이다. 매출에서 얼마만큼을 부채 상환에 돌릴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재투자에 남길 수 있는지가 차입 여력을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초기 기업은 불확실성이 커 지분 투자 의존도가 높지만, 사업이 성숙하고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부채를 조합할 여지가 커진다.
와사비테크놀로지스는 공식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외부 추정치는 연 매출이 최소 1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본다. 원화로는 약 2220억7500만원이다. 이런 규모라면 설비 확장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부채로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5배 커진 사모대출 시장…그래도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다
시장 환경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사모대출 시장은 2009년부터 2024년까지 5배 성장해 2조달러 규모에 도달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양적 팽창과는 다르다. AI 관련 투자 열기가 커지면서 대주단이 개별 기업의 사업성, 현금흐름, 리스크를 더 까다롭게 들여다보는 ‘선별적’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바이어 CFO 역시 대출 기관들이 어떤 기업에 돈을 빌려줄지 매우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환경 속에서 부채 조달 매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봤다. 대부분의 신용한도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되는데, 와사비테크놀로지스는 경쟁력 있는 조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 타이밍도 중요하다. 너무 이른 시점에 큰돈을 조달하면 비효율이 생기고, 반대로 너무 늦게 움직이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필요한 순간보다 약간 앞서 움직이되, 과도한 조달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CFO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와사비테크놀로지스의 이번 신용한도 확보는 단순한 차입이 아니라, 성장 단계에 맞춘 자본 전략 재편으로 읽힌다. AI 수요 확대에 따라 저장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요 곡선 위에서 비교적 위험이 낮은 설비 확장은 부채로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성장 기업의 자금 조달은 ‘얼마를 모으느냐’보다 ‘어떤 자금으로 어떤 리스크를 감당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