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늦춰주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최근 줄어든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늘어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세입자가 들어 있는 비거주 1주택을 팔 때 매수인이 무주택자라면, 기존 임차인의 남은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토지거래허가제상 2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기간은 2년을 넘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집을 산 뒤 4개월 안에 전입하고 2년간 실제 거주해야 하는데, 세입자가 있는 집은 곧바로 입주하기 어려워 거래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방안은 앞서 다주택자에게 적용했던 예외 조치를 비거주 1주택자로 넓히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같은 취지의 보완책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토지거래허가 규제와 세제 규제가 겹쳤고, 이 과정에서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팔고 싶어도 쉽게 거래하지 못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는 양도세 중과가 10일부터 다시 시행돼 다주택자 매물 확대 여력이 줄어든 만큼, 비거주 1주택자까지 대상으로 넓혀 매물 감소를 완화하려는 정책 의도가 읽힌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감소 흐름이 뚜렷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공식화된 뒤 3월 21일 8만80건까지 늘었지만, 11일 기준 6만5천682건으로 줄었다. 한때는 세금 부담을 의식한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해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가격 약세까지 나타났지만,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장에서 상당 물량이 소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앞서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2월 12일 기준 임대차계약이 있는 주택에 한해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계약 종료 시점까지, 최장 2년 동안 실거주 의무를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 규제지역에 적용된 주택담보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 역시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후 1개월까지 미룰 수 있었던 만큼, 이번 비거주 1주택자 조치에도 비슷한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물 기반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봤고, 앞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같은 세제 변화가 함께 나오면 매도 물량이 더 늘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남권 고령층 비거주자 가운데 일부는 세제 부담을 고려해 매도할 수 있지만, 당장은 비거주 상태여도 다시 돌아와 살려는 수요가 있어 실제 매물 증가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시행령 개정 속도와 세제 개편 방향, 그리고 서울 핵심 지역의 매수 심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