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업을 접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묶여 있는 이용자 자산이 221억1천400만원에 이르지만, 실제 반환된 금액은 0.3%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가 문을 닫은 뒤에도 이용자 자산을 체계적으로 넘겨받아 돌려주는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12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영업을 종료한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는 모두 15개사였다. 이 가운데 가입자 수와 보유 자산 규모가 함께 확인된 곳은 10개사였고, 자산 규모만 파악된 곳은 1개사, 가입자와 자산 규모가 모두 확인되지 않은 곳은 4개사였다. 확인된 범위에서 이들 사업자의 이용자는 194만9천742명, 묶인 자산은 지난 3월 말 시세 기준 가상자산과 원화 예치금을 합쳐 221억1천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을 닫은 거래업체의 이용자 자산을 보관하고 반환하기 위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는 2024년 10월 비영리 재단인 디지털자산보호재단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재단으로 자산을 넘긴 사업자는 15곳 중 6곳에 그쳤다. 이관된 자산 규모는 23억5천900만원, 해당 이용자는 192만1천493명이었다. 재단을 통해 실제 자산을 돌려받은 가입자는 131명으로 전체의 0.006%에 불과했고, 반환 금액도 7천452만원으로 전체 자산의 0.3%에 머물렀다.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실제 회수와 반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업자별로 보면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곳은 2024년 10월 영업을 종료한 페이코인으로 188만3천692명이었다. 이어 2023년 12월 문을 닫은 를랫타EX가 1만3천990명, 2024년 3월 영업을 종료한 프로비트가 1만2천958명이었다. 이용자 자산 규모는 씨피랩스가 150억5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프로비트가 27억3천300만원, 페이코인이 11억9천7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입자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자산 규모도 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법상 영업을 종료한 가상자산 사업자가 디지털자산보호재단에 이용자 자산을 반드시 이전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데 있다. 강민국 의원은 사업자가 자산 이전을 거부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고, 재단 역시 이용자들이 반환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권 편입이 진행 중이지만, 폐업 단계에서의 이용자 보호 장치는 여전히 비어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재단의 홍보 강화와 함께 영업 종료 사업자의 자산 이전을 의무화하는 추가 입법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