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2026년 3월 말 다시 0.5%대로 내려오면서 한 달 전보다 소폭 안정된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의 비율을 뜻하는데, 2월 말 0.62%보다 0.06%포인트 낮아졌다. 전월에는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지만, 이번에는 다시 1월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0.03%포인트 높은 수준이어서, 연체 부담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하락은 은행들이 분기 말에 맞춰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낸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3월 중 새로 연체 상태에 들어간 금액은 2조7천억원으로 전월보다 3천억원 줄었다. 반면 연체채권 상각·매각 등 정리 규모는 4조3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원 늘었다. 새로 생긴 부실보다 정리한 부실이 더 많았던 셈이다. 이 결과 3월 중 신규 연체율도 0.11%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대출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은 0.68%로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1%로 0.11%포인트 낮아졌는데, 경기 둔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에 취약한 중소기업 부문의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22%로 0.03%포인트 올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절대 수준은 높지 않지만,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은 기업 전반의 자금 사정과 업황 변화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월 말보다 0.05%포인트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0.02%포인트 내렸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 가계대출 연체율은 0.76%로 0.14%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보다 비담보 성격이 강한 가계대출이 경기와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번에는 이 부문에서 연체율 하락 폭이 더 컸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이 부실채권 상각·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을 더 확대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연체 가능성이 큰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조정을 활성화해 상환 부담을 덜고, 부실이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치가 분기 말 일시적 정리 효과를 반영한 측면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실물경기 회복 속도와 기업·가계의 상환 능력이 연체율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