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은 동반 강세, 금 1온스당 4,457달러 재차 최고 수준
4일 국제 귀금속 시장에서 금과 은 가격이 동반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 수준대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런던 현물시장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4,457.2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고, 은은 온스당 73.31달러에 형성돼 있다. 달러화 대비 원·달러 환율이 1대1 수준으로 가정될 경우 원화 기준 체감 가격도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구간으로 해석된다.
금과 은은 모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수급 구조는 다르게 작동한다. 금이 중앙은행 보유, 자산 배분, 위기 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 반면, 은은 귀금속이면서도 태양광, 전기차, 전자 부품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크다. 최근 가격 흐름은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의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되는 동시에, 첨단 산업 확산에 따른 은의 구조적 수요 증가가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트러스트(SLV)는 현물 가격 움직임을 뒤따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ETF는 실물 금·은 가격을 추종하는 대표 상품으로, 가격 변화에는 안전자산 선호, 단기 투기 거래, 자산 배분 조정 등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구조이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귀금속 가격의 고점 행진이 ETF 시장에도 연동되며, 가격과 거래 규모를 통해 위험 회피 성향이 함께 관찰되는 국면으로 평가된다.
정치·정책 측면에서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란 시위와 관련한 군사 개입 가능성 경고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미 연방검찰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수사 착수 보도는 통화정책 신뢰 논란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달러화 신뢰 약화 논의가 더해지며 금·은 가격 형성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발 투기성 금 거래를 공개 비판하고, 중국 당국이 증거금 요건 강화 등 규제를 강화한 점도 향후 미·중 금융·원자재 갈등 가능성과 함께 시장 변수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현물 가격과 ETF 가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강도와 속도는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실물 시장에서는 중앙은행 매입, 산업체 수요, 공급 차질 등 실물 수급이 중장기 가격 수준을 좌우하는 반면, GLD·SLV 같은 ETF 시장에서는 파생상품, 레버리지 상품과 연계된 단기 매매가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구조적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 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부각되면서, 실물 보유와 ETF 투자를 병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시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방어적 성격이 강화된 가운데, 귀금속을 통한 위험 분산을 모색하는 단계로 요약된다. 중동 전쟁과 지정학 리스크가 유가와 각국 물가, 환율에 부담을 주는 환경에서, 금·은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자 실물 자산으로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동시에 전기차·신재생에너지·반도체 등 첨단 산업 확대로 은과 구리 등 산업 금속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 안전자산 기능과 산업재 성격이 교차하는 복합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가격 수준이 역사적 고점 근처에 위치해 있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관망 심리도 공존하는 모습이다. 연준 독립성 논란, 미국의 관세·재정 정책, 중국의 금 거래 규제, 유럽을 비롯한 각국의 에너지·재정 정책 등 다양한 정치·정책 변수가 동시에 진행 중이어서, 단일 요인으로 가격을 설명하기보다는 복수의 리스크가 겹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은 가격은 기본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실질금리, 환율뿐 아니라 전쟁, 제재, 관세 정책과 같은 정치·지정학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중앙은행과 정부 정책, 주요국 발언, 군사·외교 상황의 변화가 단기 가격 변동성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만큼, 향후에도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귀금속 시장의 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은 일반적인 유의 사항으로 지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