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은행권 과징금 제재 수위를 당초 1조4천억원에서 6천억원 수준으로 낮추면서, 관련 제재 절차가 다음 주부터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재 규모가 큰 폭으로 조정된 만큼 금융위원회도 은행들에 사전통지를 하고 이르면 7월 초 최종 처분을 확정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주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정된 제재안을 받아 곧바로 은행권에 사전통지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3일 금감원이 올린 기존 제재안을 돌려보냈다. 공식 사유는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보완 필요성이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금융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후 금감원은 6월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과징금을 절반 이하로 낮춘 수정안을 마련했다.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위반 방법에 대한 판단이 각각 ‘중’에서 ‘하’로 조정되면서 부과 기준율도 내려갔다. 홍콩H지수는 항셍중국기업지수를 뜻하는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은 지수 급락 때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해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졌다. 과징금은 금융사가 규정을 어긴 정도에 따라 부과되는 금전 제재로, 이번 조정은 당국이 법리와 수위 모두를 다시 따져봤다는 의미로 읽힌다.
절차는 사전통지 이후 약 열흘간 은행권 의견을 받은 뒤 금융위 안건검토소위원회에서 업계 의견을 듣는 순서로 진행된다. 일정대로라면 6월 넷째 주 소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고, 추가 의견수렴이 없다면 7월 첫 번째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제재안이 확정될 수 있다. 금융위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다음 달 안에는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 보완안이 오는 대로 신속히 검토해 처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변수는 은행권의 수용 여부다. 은행들은 이미 대규모 자율배상에 나선 상황에서 다시 거액의 과징금을 물리는 것은 사실상 이중 제재라고 주장해왔다. 또 실제 은행이 얻은 수익은 판매 수수료인데, 과징금 산정 기준이 판매 금액 전체를 바탕으로 잡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내놓고 있다. 결국 이번 조정으로 제재 절차의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업계 반발이 이어질 경우 최종 결론까지는 법리 다툼과 수위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