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수출입은행의 투자 규제를 손질하면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할 정책금융의 범위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정부는 2026년 6월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한국수출입은행법이 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수출입은행이 직접 투자할 때 적용되던 대출·보증 연계 요건을 없애고 간접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책금융기관이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기업 자금 조달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고친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간접투자 대상 확대다. 기존에는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 즉 일반적인 펀드 중심으로 투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벤처투자법상 벤처투자조합과 여신전문금융법상 신기술투자조합까지 포함된다. 아울러 한 투자기구당 25%로 묶여 있던 수출입은행의 투자 한도 규정도 삭제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혁신기업과 수출 유망 기업에 자금이 더 원활하게 흘러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공적 자금을 운용하는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무조건 투자 문턱을 낮춘 것은 아니다. 손실 위험이 큰 사업에 무분별하게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수익성 기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이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대상 사업의 예상 수익률이 수출입은행이 정한 기준수익률 이상이어야 한다. 또 해외공사에 대한 지분투자의 경우에는 이 수익률 요건을 충족하는 데 더해, 공사 종료 후 5년 이내 순현금흐름이 0보다 큰 해가 있어야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순현금흐름은 실제로 들어오는 돈에서 나가는 돈을 뺀 값으로, 사업이 일정 시점부터는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직접투자 때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 범위도 일부 넓어진다. 원칙적으로 수출입은행은 의결권 있는 주식을 15%까지만 취득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벤처기업법상 벤처기업과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초기 성장 단계 기업의 경우 외부 자본 유치가 쉽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정책금융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투자 활성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시행령 개정은 수출입은행을 단순한 대출·보증 기관이 아니라 투자 기능까지 강화한 정책금융기관으로 재정비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실제 투자 집행 과정에서 수익성 관리와 정책 지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 확대 효과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