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2026년 상반기에 영업이익 2조1천701억원을 올리며 반기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실적을 냈다. 수수료 수익과 금융상품 판매, 기업금융, 운용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에 거의 맞먹는 수준까지 이익 규모가 커진 것이다.
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천1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4%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8천956억원으로 94.7% 늘었고, 순이익은 9천464억원으로 64.0%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을 더한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1천7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1% 늘었으며,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1조7천311억원으로 68.95%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조3천42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성과에 육박한 셈이다.
이번 실적의 특징은 특정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부문이 함께 이익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회사가 제시한 상반기 수익 비중은 위탁매매(BK·주식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41.2%, 자산관리(WM·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사업) 15.8%, 기업금융(IB·기업의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 등을 돕는 사업) 16.06%, 운용(트레이딩·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와 운용) 27.0%였다. 2분기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보다 44.2% 증가했고, 자산관리 부문도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수익증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이 106.8% 늘었다.
고객 자금 유입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6월 말 기준 개인 고객의 금융상품 잔고는 105조원으로 확대됐고, 퇴직연금 적립금도 약 5조7천억원을 유치했다. 이는 증권업계 전체 자금 순유입액의 16.9%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주식발행시장(ECM), 유상증자, 국내 채권 인수 등에서 수수료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자본력도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이다.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13조1천922억원으로 국내 증권업계 최대 규모를 유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발행어음 잔액은 22조4천700억원, IMA 규모는 2조9천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이 클수록 발행어음이나 대형 투자은행 사업을 확대할 여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실적뿐 아니라 사업 기반도 함께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자회사 실적 호조는 지주사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금융지주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천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3조5천538억원으로 92.7% 늘었고, 순이익은 9천984억원으로 84.8%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의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천50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2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는 반기 만에 전년도 전체 이익에 준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증시 거래대금 회복, 자산관리 수요 확대, 기업 자금 조달 시장 개선이 당분간 이어질 경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하반기에는 시장 변동성과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위험 요인이 남아 있어 수익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