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 머무는 가운데 KB증권은 당분간 1350~1450원 범위 흐름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자금 유입 효과가 마무리되는 구간이라는 판단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KB증권 분석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동안 1350~1450원 범위를 형성할 것”이라며 “추가 하락 여지도 있지만, 수급적 측면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자금 유입의 효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300원대로 내려온 뒤 138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7월 초 150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환율이 빠르게 낮아진 뒤 1300원대 후반에서 하단을 확인하는 흐름이다.
KB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00원대 중반까지 오른 뒤 1300원대 후반으로 낮아졌다고 봤다. 환율 하락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 ADR 관련 달러 유입 효과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 약화가 거론됐다.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예탁증서다. 국내 기업이 ADR을 통해 달러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원화로 바꾸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급 흐름도 환율 하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KB증권 분석에서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는 4~5월 순매도였으나 6월 순매수로 돌아섰고, 7월에는 46억 달러(약 6조3250억원)까지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는 5~6월 각각 40조원대에서 7~8월 평균 10조원대로 약화됐다. 달러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 약해지는 동시에 내국인의 해외 투자 수요가 커지면 원화 강세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오 연구원은 “환율이 이미 130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증시 매도와 국내에서의 해외투자가 다시 확대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점도 환율의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의 한국 증시 매도 재개 시에는 현 구간에서 환율이 1400원대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에서 물가 오름세 확산 방지와 금융안정 리스크 대응을 이유로 들었다.
오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단기간 추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이미 그동안 위원들의 매파적 스탠스들로 인하여 시장에서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져 있었기에, 단기간 내 추가적인 원화 강세 요인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KB증권 분석은 4분기에도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차이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남아 있는 반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는 고용 등 지표 둔화로 후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율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직접 변수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처럼 달러 기준 가격을 함께 보는 자산은 원화 환산 과정에서 환율 영향을 받는다.
본지는 앞서 원·달러 환율 1380.9원 마감과 원화 환산 가격의 관계를 전했다. 당시 확인된 수치는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 1380.9원과 전 거래일 대비 3.9원 하락이었다.
원화 환산 가격은 환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달러 표시 자산 가격과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함께 반영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1300원대 안착 여부를 두고 수급과 통화정책을 함께 보고 있다. 본지는 앞서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50원 부근까지 오른 뒤 1300원대로 내려온 흐름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