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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운임 97만달러…사우디 송유관 재가동에도 공급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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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가로지르는 사우디 동서 송유관 / TokenPost.ai (mono)

사우디아라비아가 9월 10일 드론 공격 이후 중단했던 동서 송유관을 9월 22일 재가동했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의 공급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홍해 항로 위험으로 대형 유조선이 우회하면서 VLCC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중간유분 재고 부담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송유관을 다시 가동했지만 초기에는 낮은 속도로 운영했으며 옌부항 수출 재개와 완전한 유량 회복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가동이 곧바로 정상적인 원유 공급을 뜻하는 단계는 아니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의 원유를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홍해 연안 옌부항으로 보내는 수송로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는 9월 11일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의 공격 이후 안전 확보를 위해 송유관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긴급 대응팀이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송유관 가동을 중단한 과정이 보도된 데 이어 이번에는 부분적인 재가동 단계가 확인됐다.

송유관이 가동돼도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가 아시아에 정상적으로 도착하기까지는 운송 문제가 남는다.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위험으로 선박들이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항해 거리와 운송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S&P 글로벌은 비스크러버·비친환경형 VLCC의 글로벌 운임 지수가 9월 16일 하루 97만635달러(약 13억3559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운임은 9월 1일 51만9041달러(약 7억1420만원), 7월 20일 28만3635달러(약 3억9028만원)에서 상승했다.

S&P 글로벌은 대형 유조선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회피와 운송 거리 증가가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선박 운임이 높아지면 같은 원유를 운송하더라도 실제 시장에 도착하는 물량과 비용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행 원유 물량 가운데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거나 이집트 수메드(SUMED) 파이프라인을 거치는 비중은 8월 58%로 집계됐다. 7월 5%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로, 홍해 항로를 피하는 수송이 늘었음을 보여준다.

수에즈운하와 수메드 파이프라인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아시아로 이동할 때 활용되는 대체 경로다. 다만 대체 경로를 이용하면 운송 거리와 선박 수요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정제제품 시장의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미국 중간유분 재고가 9월 1억 배럴 아래로 내려가고 2026년 말과 2027년 대부분 기간에도 2021~2025년 5년 평균 최저치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EIA는 중동·러시아·중국의 정제제품 공급 감소와 미국의 수출 증가를 재고 감소 요인으로 제시했다. 중간유분은 디젤과 난방유 등을 포함하는 정제제품으로, 재고 수준은 원유를 정제한 뒤 시장에 남는 공급 여유를 보여주는 지표다.

EIA는 중동 원유 생산과 수출이 대체 경로 활용과 호르무즈 해협 흐름 회복으로 점차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의 수출 제약은 올해 말까지 이어지고 원유 생산량도 2027년 2분기까지 분쟁 이전 평균을 밑돌 수 있다고 봤다.

해당 전망은 9월 3일을 기준으로 작성돼 9월 22일 송유관 재가동과 이후 중동 정세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EIA는 미국 디젤 가격 부담이 가을 정유시설 정비와 농업용 연료 수요 증가로 커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유가 전망은 엇갈린다. 폴리마켓의 원유 연말 사상 최고치 도달 예측시장에서는 9월 30일까지 기록할 확률이 0%, 12월 31일까지 기록할 확률이 11%로 표시됐지만 이는 공식 유가 전망이 아닌 거래 참여자의 판단이다.

이번 재가동의 실제 영향은 송유관의 정상 유량 회복 여부와 옌부항 수출량, 홍해 항로의 운항 위험, VLCC 운임 하락 여부에 달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송망이 정상화되더라도 선박 우회가 계속되면 글로벌 원유 시장의 공급 부담은 당분간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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