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R 규제 완화, 크립토 봄바람 될까”…코인이지, 美 금융정책 변화 징후 분석

글로벌 크립토 리서치 플랫폼 코인이지(CoinEasy)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융 당국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움직임이 전통 금융권뿐 아니라 크립토 시장에도 중대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도입된 이 규제가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탈중앙화금융(DeFi), 스테이블코인 등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 자금 흐름이 예상된다.

SLR은 은행 자본 대비 자산 운용 가능 한도를 제한하는 규제로, 금융기관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재 기준 SLR은 5%로, 자본금 100억 달러 보유 시 최대 2000억 달러까지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대출, 부동산 증권, 국채까지 포함되어 있어, 미국 은행권은 국채를 많이 보유할수록 대출 여력에 제약을 받는 구조다. 이에 대해 공화당과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SLR에서 국채를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코인이지에 따르면 올해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SLR 완화를 주장한 데 이어, 3월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직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국채 제외를 요청하는 등 규제 완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4월에는 연준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레버리지 규제 완화 필요성”을 인정하며 정책 전환의 명분을 확보했다. 파월 의장과 트럼프라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인물들이 SLR 완화라는 공통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대출 활성화와 유동성 공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채가 SLR 대상에서 제외되면 은행들은 대출 여력이 늘어나고, 이는 전반적인 시장에 리스크 감수 성향을 부르는 ‘리스크-온(Risk-On)’ 국면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과 부채 증가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유럽과 달리, 미국은 높은 금리 유지 속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GDP를 성장시킨 경험이 있어 새로운 유동성 확장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금이 풀리는 환경이 형성되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크립토 자산이 그 수혜를 먼저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보고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기관 자금의 재유입이 촉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알트코인은 투자심리 회복으로 인한 상승 모멘텀을, DeFi는 전통 금융의 유동성을 흡수하며 TVL(예치금) 성장 가능성을, 스테이블코인은 신뢰 기반의 수요 확대를 각각 기대할 수 있다.

과거 2020~2021년 유동성 장세 초기에도 먼저 반응했던 크립토 시장은 금융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코인이지는 분석했다. 투자 전략에 있어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의 포트폴리오 확대는 물론, SLR, M2, 기준금리 등 거시 유동성 지표에 따라 알트코인 압축 매수 전략을 구사하고, DeFi, LST, RWA 등 구조적 테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동성 흐름은 방향만 잘 읽으면 그 자체로 투자 기회가 된다. 코인이지는 “돈은 개념이지만, 자산 가격은 현실이다”라는 표현으로 파월과 트럼프의 정책 신호가 크립토 자산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전통 금융에서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크립토 시장이라는 더 빠르고 민감한 영역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을 만드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