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메신저 플랫폼 텔레그램(Telegram)이 오는 5월 28일 최소 15억 달러(약 2조 55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대 비트코인(BTC) 보유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록(BlackRock)도 투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텔레그램이 기존 채권 투자자인 블랙록과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의 자금 지원을 확보하고,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 등 신규 투자자 유치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채권은 만기 5년, 연이율 9% 조건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이번 조달금은 2021년 발행한 채권의 잔여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텔레그램은 당시 약 21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발행했으며, 이들 채권은 2026년 3월에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 시한이 다가오며 부채 구조를 개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채권은 단순 상환 목적을 넘어 ‘주식 전환’ 옵션까지 제공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투자자들이 향후 텔레그램이 기업공개(IPO)할 경우, 주식을 20%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함께 제공받는다고 보도했다. 이는 과거 텔레그램이 시행한 채권 조건과 유사한 구조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4월 말 텔레그램이 총 2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라며 해당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자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텔레그램은 최근 몇 년간 사용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광고 수익화와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번 회사채 발행은 그 일환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투자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블랙록의 참여는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텔레그램이 글로벌 사용자 기반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 결정은 관련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던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