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디지털융합산업협회(회장 김기흥)는 7일 서울 여의도 열빈중식당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쟁점과 개선 과제’를 주제로 디지털 자산 전문가 초청 긴급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디지털에셋(KODA)의 후원으로 열렸으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됐다. 김기흥 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박재현 noone21 대표와 이효진 고려대학교 겸임교수(전 국무총리실 경제실장)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박재현 대표는 발표에서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적 디지털 자산으로 활용하며 달러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는 아직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전략과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와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전략 현황 △경쟁력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추진 방향 △국내 대표 프로젝트 ‘남산’의 경험을 중심으로 국내 정책의 개선점을 제시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요건으로 △신뢰 기반 민관 콘소시엄 구성 △멀티체인 발행 △상호운영 네트워크 구축 △간편결제 연계 △보상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이효진 교수는 “규제가 리스크 대응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생태계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안정성과 혁신성을 함께 고려한 포괄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방향으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지정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 △외국 발행 스테이블코인 대응 △입법의 적시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또한 이 교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전자지급수단으로 규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는 국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과 함께, 주요국 정책 동향 및 외환관리, 통화주권 문제 등도 집중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니어스 법’ 통과 이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자산 수단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도 원화 기반 디지털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부재 시 달러 외화 토큰이 국내 결제 및 자산 저장 수단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내수 + 수출형” 이중 전략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으로 △가격 안정성 △송금·결제 효율성 등을 꼽았지만, 동시에 △코인런(Coin Run) 리스크 △자금세탁 △자본유출 △무단 발행 △담보 도난 △SW 오류 등 부작용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흥 회장은 “미국이 디지털 자산을 기존 금융시스템과 통합하려는 혼합 금융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화와 금융당국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정교한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지역화폐, 소상공인 지원 등 실물경제와의 연계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디지털융합산업협회 김기흥 회장을 비롯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한국디지털에셋 조진석 대표, 경기대 심재현 교수, 고려대 이효진 교수, 한양대 이원경 교수, 서울랩스 장도희 대표, 한국고용정보원 권태희 박사, 금융감독원 성수용 교수, 로백스 김기동 변호사, 세종텔레콤 서종렬 부회장, 토큰포스트 권성민 의장,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전무 등 3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