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위로 가기
  • 공유 공유
  • 댓글 댓글
  • 추천 추천
  • 스크랩 스크랩
  • 인쇄 인쇄
  • 글자크기 글자크기
링크 복사 완료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여성 스포츠는 떴는데… 시장은 여전히 '과거 가치'에 갇혔다

프로필
김민준 기자
댓글 0
좋아요 비화설화 0

NWSL과 WNBA 등 여성 스포츠 리그가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중계권 수익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장이 구시대적 가치 기준에 얽매여 새로운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 스포츠는 떴는데… 시장은 여전히 '과거 가치'에 갇혔다 / TokenPost.ai

여성 스포츠는 떴는데… 시장은 여전히 '과거 가치'에 갇혔다 / TokenPost.ai

여성 스포츠의 가치를 시장이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주요 스포츠 리그의 시청률과 방송 계약을 비교한 데이터가 화제를 모으면서, 그 격차의 본질을 분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청자 수 기준으로는 남성 리그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중계권 수익을 기록 중인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전미여자축구리그(NWSL)의 평균 시청자 수는 경기당 18만 9,000명으로 동일 기간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12만 명을 웃돈다. 하지만 중계권 계약 규모는 MLS가 연간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NWSL이 연간 6,000만 달러(약 860억 원)로 4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표면적인 수치는 현저한 불균형을 나타내며, 이는 단순한 계량 지표 이상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이 같은 차이는 각 리그의 계약 방식과 콘텐츠 활용 범위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애플(AAPL)과 MLS의 10년,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계약은 콘텐츠 지적재산권(IP), 글로벌 독점 송출권, 자체 제작 역량, 플랫폼 내 독자 구독 서비스 같은 ‘복합 수익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 반면 NWSL의 방송 계약은 CBS, 프라임 비디오, ESPN, ION 등 여러 방송사에 걸쳐 있으며, 전통적인 방송 광고 수익과 공용 제작 시스템에 기반해 있어 실질 수익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 6,000만 달러 계약 중 실제 리그에 유입되는 현금은 3,500만~4,000만 달러(약 500억~58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콘텐츠 양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MLS는 30개 팀이 34경기씩, NWSL은 14개 팀이 26경기씩 운영된다. 결과적으로 MLS는 NWSL보다 약 3배 많은 누적 콘텐츠 시간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중계권 계약에서 '볼륨 우위'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규모 차이가 아니라, 여성을 기반으로 한 신규 시장이 구시대적 가치 기준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과거 지표에 의존한 평가 방식이 새로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NWSL은 불과 수년 만에 시청자 수를 두 배 이상 늘렸고, 전체 시청층 중 36%가 남성이라는 점에서 교차 마케팅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그럼에도 미디어 바이어들은 여전히 2000년대 MLS의 위험 프레임을 NWSL에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다른 여성 스포츠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문제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신규 중계 계약은 11년간 총 760억 달러(약 109조 원)에 달하지만, 이 중 여자프로농구(WNBA)에 배분된 금액은 고작 22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로 3%에도 못 미친다. ESPN과 ABC에서 WNBA 시청률이 각각 96%, 100% 이상 상승하고 있음에도, 리그는 여전히 실적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는 시장 자체가 여성 리그의 가치를 경제적 기회가 아닌 틈새 또는 보조 수단으로 인식해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여성 스포츠가 전체 스포츠 시장의 폭을 확장시키는 요소로 작용해왔다는 사례도 존재한다. 2025년 슈퍼볼은 사상 최고치인 1억 2,770만 명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여자 선수 등장이 남성 메가 이벤트를 위협한다’는 통념을 반박하는 결정적 자료로 꼽힌다. 성장은 경쟁이 아닌 확장을 의미하며, 이를 간과한 저평가는 곧 시장 기회의 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투자 관점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분명한 신호다. 과거 ‘니치’로 치부되던 여성 건강 관련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재정의했듯, 스포츠 또한 같은 궤적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Sequel, Eli Health, Midi Health, Cofertility 등의 사례는 초기에는 변방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투자자들이 기존 모델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수요를 먼저 봤기 때문에 가능한 변화였다.

여성 스포츠에도 마찬가지다. 가파른 성장과 변화의 흐름이 진행 중이며, 시장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이전 모델’이나 ‘기존 남성 리그 기준’에 매달려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시장이 여전히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곧 새로운 기회를 의미한다. 지금이야말로 변화의 우선권을 가진 이들이 스포츠 산업의 공식을 다시 쓰기 위한 최적의 시점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기사제보 보도자료

많이 본 기사

미션

매일 미션을 완료하고 보상을 획득!

미션 말풍선 닫기
말풍선 꼬리
출석 체크

출석 체크

0 / 0

기사 스탬프

기사 스탬프

0 / 0

댓글

댓글

0

추천

0

스크랩

스크랩

데일리 스탬프

0

말풍선 꼬리

매일 스탬프를 찍을 수 있어요!

데일리 스탬프를 찍은 회원이 없습니다.
첫 스탬프를 찍어 보세요!

댓글 0

댓글 문구 추천

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0/1000

댓글 문구 추천

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