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투자 지표로 자주 사용되는 '시가총액 대비 순자산 가치(mNAV)'가 투자자들을 오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 디지털 인베스트먼트 그룹(NYDIG)의 글로벌 리서치 총괄인 그렉 치폴라로(Greg Cipolar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mNAV는 정확하지 않으며, 더 이상 사용되어서는 안 될 지표라고 강조했다.
치폴라로는 “산업 전반에서 쓰이는 ‘mNAV’ 개념은 폐기되어야 하며, 잊혀져야 한다”며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 또는 디지털 자산 가치’라는 기존 정의는 어떤 관점에서도 유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mNAV가 암호화폐 외의 사업을 병행하는 기업들의 실질 가치를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mNAV는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로, 암호화폐 보유량과 주가 시가총액을 비교해 주식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보유한 암호화폐 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은 ‘할인 거래 중’이라 평가되고, 반대로 시가총액이 상회할 경우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치폴라로는 이 지표가 세 가지 핵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mNAV는 기업이 보유한 암호화폐 외 자산이나 실질적인 영업 활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판매 등으로 매출을 내는 Strategy Inc. 같은 기업은 단순 crypto 보유 기업 이상의 구조를 갖고 있으나, mNAV는 이를 고려하지 못한다. 둘째, 전환사채 등 실질적인 부채 항목도 반영하지 않아 기업 가치를 왜곡할 수 있다.
치폴라로는 “이 지표는 현실을 왜곡하게 만든다”며 “최고로 봐줘야 ‘눈속임’, 심하면 ‘기만’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mNAV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 자산 기업들의 mNAV 분석은 잣대가 붕괴되고 있다며 대체 지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코인 시장의 유동성과 기업별 사업 모델에 따라 백분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일 지표로는 판단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mNAV는 특정 시점의 단순 비교이기에, 투자 결정에 절대 지표로 삼는 건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개별 기업의 사업 구조와 재무 상태를 더욱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