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경고하면서 11일(현지시간) 암호화폐와 미국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한때 11만9,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10월 2일 이후 처음으로 12만 달러선이 붕괴됐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7% 하락한 11만9,028달러에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5% 가까이 급락해 4,107달러, 솔라나는 211달러로 떨어졌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코인글래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한 시간 동안 4억5,9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지난 24시간 누적 청산액은 약 7억7,300만 달러에 달했다. 대부분은 가격 상승을 예상한 롱포지션이었다.

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1.77%, S&P500은 1.25%, 다우지수는 0.83% 각각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 미국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현재 검토 중인 정책 중 하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며, 그 외 여러 대응 조치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4월에도 그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전 세계 185개국에 부과하면서 비트코인이 한 시간 만에 1.1% 하락했고, S&P500 시가총액은 15분 만에 2조 달러 이상 증발했다.

현재 미국은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상태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다만 노동통계국은 오는 2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예정대로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예측 플랫폼 ‘마이리어드 마켓’(Myriad Markets)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비트코인이 1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14만 달러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촉발한 이번 급락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