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부동산 대체투자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에 대응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 전략을 공개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전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12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인프라 IR 데이' 행사에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 100여 명을 초청해,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기술 변화가 부동산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관한 분석과 함께 향후 투자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 벗어나, AI 기반 기술 생태계가 요구하는 인프라 수요 변화에 주목한 자리가 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이철승 이지스자산운용 리얼에셋부문 대표는 “우리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라는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큰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전력, 데이터, 네트워크가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력 공급의 가용성이 향후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이나 인프라 구축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최자령 전략리서치실장은 인공지능 산업 확산에 따른 디지털 인프라 투자 수요가 글로벌 차원에서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는 수도권 집중과 전력망 병목 문제로 인해 여전히 공급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인프라 같은 첨단 설비의 입지와 운영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러한 제약 상황을 감안할 때, 전력 인프라 확보 역량이 투자 성과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번 설명회는 단순히 자산운용사의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 시장과 디지털 기술 환경이 어떻게 접점을 이루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갈지를 조망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 특히 이들이 제시한 ‘전력 중심의 입지 전략’은 기존의 교통·상권 중심의 투자 판단 기준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디지털 인프라에 기반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허브, AI 컴퓨팅 시설 등 새로운 자산군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시에 전력 수급이나 규제 완화 같은 국가 차원의 인프라 보완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이러한 투자의 실현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