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의 공백 기간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종종 '쉬어가는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누군가에겐 결정적 승부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창업자들이 이 시기를 완전히 차단하고 휴가에 몰두하는 반면, 또 다른 이들은 시장의 소음을 피하고 조용히 M&A 준비에 착수하며 한발 앞선 움직임을 보인다.
AI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잭은 연말을 맞아 모든 업무를 잠시 멈추고 스키 여행에 나섰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이 본격적인 M&A 논의를 시작하는 1월까지는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경쟁사 대표인 매리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직원 대다수가 자리를 비운 시기에도 그녀는 인수합병 준비의 기초 작업에 몰두했다. 메트릭스 정리, 스토리텔링 전략 설계, 잠재적 인수 대상 탐색 등 다소 번거롭지만 필수적인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매리는 단순히 연말 업무에서 사라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이 시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투자은행과의 간단한 미팅을 이어가며 실현 가능한 일정과 실행 계획을 정비했고, 데드라인이 아닌 전략적 정리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준비는 새해 벽두에 곧바로 인수 논의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1월, 시장 참여자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매리는 단단히 짜인 인수 제안서를 선보였고, 이메일에는 응답이 쏟아졌다. 반면 잭은 휴가에서 복귀한 직후 수많은 미처리 메일과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를 마주해야 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경쟁사보다 한 발 뒤처진 상태가 되었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단순한 실적뿐 아니라 타이밍과 준비도에 달려 있다. 매리가 보여준 사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연말이 오히려 전략적 주도권을 쥐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창업자들은 연말에 모든 속도를 늦출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시장의 흐름과 자신이 처한 위치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더 멋진 휴가를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 더 유리한 인수 기회를 잡게 될지는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