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문명 박물관인 '이집트 대박물관'(GEM, Great Egyptian Museum)이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11월 1일 정식 개관한다. 오랜 공사 기간과 수차례의 연기 끝에 마침내 공식 개관 일정이 확정됐다.
이집트 정부는 8월 6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통해 GEM의 새로운 개관일을 확정하고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계 문화재 보존과 관광 산업의 상징적 프로젝트로 꼽히는 이 박물관은 처음 계획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정확한 개관일은 이번이 처음으로 확정된 것이다.
카이로 인근 기자 평원의 대피라미드에서 불과 2㎞ 떨어진 GEM의 부지는 총 50헥타르(약 50만㎡)에 달한다. 이집트 정부는 이 박물관이 특정 문명, 즉 고대 이집트 문명을 단독으로 조명하는 공간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건설에는 20년 넘는 시간이 걸렸으며, 총비용은 약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넘겼다.
전시 규모도 압도적이다. 기존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에 위치한 이집트 박물관의 기능을 계승하게 될 GEM에는 총 10만 점 이상에 달하는 고대 유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룩소르, 민야, 소하그, 파윰, 델타, 알렉산드리아 등 이집트 전역의 박물관에서 이전된 유물들이 포함되며, 특히 18왕조 시대의 투탕카멘 파라오 무덤에서 출토된 5천여 점의 유물도 볼 수 있다.
사실 GEM은 지난해 10월 일부 전시실을 대상으로 시범 개관한 바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최근의 중동 지역 무력 충돌 등의 여파로 공식 개관 일정은 여러 차례 연기돼 왔다. 최근에도 6월에 정식 개관하려던 계획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다시 미뤄졌을 만큼, 일정 확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정식 개관을 계기로 연간 약 5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외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관광 산업에 큰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GEM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이집트 국가 이미지 제고와 문화 유산 보존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이집트가 문화관광을 중심으로 한 경제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동 지역 불안정성이 완화된다면 이 박물관은 아프리카·아랍권을 포함한 글로벌 관광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