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문: 넷플릭스(NFLX)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핵심 자산을 약 103조 원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 거래를 통해 사들이며 콘텐츠 시장의 지형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5일(현지시간)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로부터 HBO 스트리밍 브랜드와 주요 제작 스튜디오, 영화 및 TV 프로그램 라이브러리 등 핵심 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 금액은 총 720억 달러(약 103조 6,800억 원)이며, 일부 현금과 넷플릭스 주식으로 구성된다.
이번 인수전은 컴캐스트와 오라클 회장 래리 엘리슨이 지원하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도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최종 승자는 넷플릭스가 됐다. 한편 파라마운트 측은 워너 브라더스가 넷플릭스를 선호했다며 불공정 협상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이번 거래에서 넷플릭스가 인수하지 않는 부문은 별도 회사 ‘글로벌 네트웍스(Global Networks)’로 분사돼 2026년 상장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CNN, 디스커버리+, 기타 TV 채널들을 포함하며 넷플릭스 거래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거래 자금 조달은 주로 부채를 통해 이뤄진다. 넷플릭스는 웰스파고를 포함한 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590억 달러(약 84조 9,600억 원)의 대출을 받는다. 이 중 웰스파고는 295억 달러(약 42조 4,800억 원)를 지원하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자금 대출 사례 중 하나다. 이 자금은 브리지론, 회사채 발행, 회전대출 방식 등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주당 인수가격은 27.75달러로, 이 중 23.25달러는 현금, 4.501달러는 넷플릭스 보통주로 지급된다. 파라마운트는 이전에 워너 브라더스를 30달러에 전액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인수한 콘텐츠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며, 제작비 확대와 신규 콘텐츠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한 HBO와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는 향후 넷플릭스의 미국 내 제작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인수 완료 이후 소비자 시청 옵션 확대를 위해 새로운 구독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워너 브라더스의 극장 개봉 일정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렉 피터스 공동 CEO는 “이번 인수는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앞으로 수십 년간 비즈니스를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거래는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승인에 실패할 경우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에 약 58억 달러(약 83조 5,200억 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최종 인수 마감은 워너 브라더스의 ‘글로벌 네트웍스’ 분사 완료 이후인 2026년 3분기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