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N)와 사노피(SNY)의 공동 개발 신약이 주요 임상시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면서 두 제약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현지시간 30일, 양사는 COPD 치료 후보물질 ‘이테페키맙(itepekimab)’의 마지막 단계 임상 중 하나에서 일차 평가 지표(primary endpoint)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대상자는 흡연 이력이 있는 환자들이었으며, 임상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별도로 진행된 또 다른 3상 시험에서는 중등도 또는 중증 급성 악화 빈도를 플라세보 대비 27% 감소시키는 데 성공해 일부 긍정적인 효능도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엇갈린 결과에 대해 리제네론과 사노피 측은 현재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 중이며, 규제기관과 협의해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제네론의 최고과학책임자(CSO) 조지 얀코풀로스 박사는 “하나의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임상 효과를 내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며 “이테페키맙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제네론과 사노피는 앞서 또 다른 COPD 치료제인 듀픽센트(Dupixent)를 공동 개발한 바 있으며, 이 제품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물학적제제로는 처음으로 COPD 적응증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임상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리제네론 주가는 하루 만에 17% 급락하며 4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노피의 미국 상장 주식 역시 5% 하락했다. 다만, 사노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3% 상승한 상태로, 일부 낙폭을 방어한 모습이다.
COPD 치료제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이테페키맙의 성패는 양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일 치료제가 아닌 병용전략이나 다른 타깃 물질을 통한 접근 여부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기관과의 협상이 향후 주가 반등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추가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