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AMD(AMD)가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다시 한 번 끌고 있다. 최근 'Advancing AI' 행사를 통해 공개한 차세대 서버 아키텍처와 AI 칩 로드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며, 주가는 5개월 만에 고점을 경신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의 연이은 목표주가 상향과 주요 기술 지표의 개선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AMD 주가는 지난주 8% 급등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에도 0.6% 추가 상승하며 약 127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4월 초 저점 대비 무려 66% 오른 수치다. 다만 올해 초 대비 상승폭은 5%에 그친다. 이는 중국을 향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엔비디아(NVDA) 중심의 AI 시장 과점 속에서 AMD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파이퍼 샌들러는 AMD의 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신제품 '헬리오스' 서버 아키텍처에 주목했다. 헬리오스는 AMD가 2026년 출시 예정인 MI400 칩을 대형 서버 랙 시스템에 통합하는 설계다. 해당 하드웨어는 자사의 인스팅트 GPU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데 '핵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MD가 아마존(AMZN)과의 파트너십을 곧 공식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WS는 이번 행사 주요 후원사 중 하나였다.
기술적 분석도 긍정적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AMD 주가는 이달 초 플래그 패턴 돌파 이후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상대강도지수(RSI) 역시 과매수 수준 직전에 머무르며 단기 랠리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기술적 저항선으로는 145달러, 160달러, 그리고 175달러가 주요 고점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145달러는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형성된 고점 및 저점 밀집구간이다. 이를 뚫어낼 경우 160달러 선에서의 수익 실현 매물이 등장할 수 있다. 최종 저항선은 지난해 5월과 10월 고점이 겹치는 175달러다.
반대로 하락 시 지지선으로는 115달러와 108달러가 눈에 띈다. 115달러는 최근 플래그 돌파 이후 되돌림 구간이며, 올해 1월 중순 이후의 가격 움직임이 응축된 구간이다. 이를 하향 이탈할 경우, 108달러 선에서 추가 매수 대기세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 구간은 지난 2월 저점과도 맞물린다.
AMD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를 견제하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향후 제품 출시와 주요 고객사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MI400 칩이 실제 성능과 공급 일정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면 시장 내 점유율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술적 반등과 월가의 기대가 교차하는 지금, 투자자들은 핵심 가격 구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