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글로벌 물가 부담이 맞물리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뚜렷한 상승 또는 하락 흐름을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실적 성과가 견조한 업종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월 18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최근 주식시장이 기대와 달리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스피는 4개월 연속 오르던 흐름을 끊고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로,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Price Earning Ratio)에 부담을 주는 금리 변동성 등 외부 요인 때문인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최근 크게 올라 물가 지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시장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PPI는 전월 대비와 전년 동월 대비 모두 0.9% 상승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이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물가 판단 기준이 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명확한 방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금리 정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연준의 중립적 태도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에 파월 의장이 현금리 수준을 유지할지, 아니면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둘지가 금융시장 전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거시경제 요인이 변동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결국 종목별 실적이 투자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3분기 실적 전망이 중요하다”며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표적인 관심 산업군으로 반도체, 조선, 방산, 원전, 금융업종을 들었다.
이 같은 흐름은 당장의 눈에 띄는 지수 반등보다는 실적에 기반한 장기 투자 전략이 유효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특히 글로벌 정책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정치·금융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업종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