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가 사상 최대 차량 인도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친 수익 발표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3%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의 높은 기대치와 실적 간의 간극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지난 9월 30일 마감된 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당 50센트의 조정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280억 9500만 달러(약 40조 4,5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증가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분기의 72센트에서 하향된 수치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였던 주당 56센트와 매출 262억 2,000만 달러(약 37조7,900억 원)를 모두 하회한 결과다.
차량 생산 대수는 44만 7,000대, 인도 대수는 49만 7,000대로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델 3와 모델 Y의 생산과 인도는 각각 43만 5,826대와 48만 1,166대에 달했다. 이외 고급 모델의 인도량은 1만 5,933대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사업도 두각을 나타냈다. 해당 분기 동안 12.5GWh 규모의 저장 시스템을 공급하며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동 부문의 총이익도 전 분기 대비는 물론, 전년 대비해도 개선된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를 기록했다.
서비스 및 기타 부문에서는 슈퍼차저 신규 설치 수가 전년 대비 18% 증가한 3,500기를 넘었다. 특히 새로 도입된 V4 슈퍼차저는 기존 V3 대비 전력 밀도가 3배, 캐비닛당 설치 가능한 수가 2배에 달해 효율과 속도, 비용 면에서 모두 개선된 점이 강조됐다.
재무적으로는 분기 영업현금흐름이 62억 달러(약 8조 9,300억 원), 자유현금흐름이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로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금과 투자자산도 49억 달러(약 7조 600억 원) 증가한 총 416억 달러(약 59조 9,000억 원)로 집계됐다.
다만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몇 분기 동안 자동차 부문에 특히 도전적인 시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크레딧 수익 감소, 마진 압박, 국제 무역 정책 변화, 관세, 보조금 축소, 공급망 비용 인상 등을 주요 리스크로 제시하면서 "몇 분기는 거친 구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현재의 차량 중심 수익 구조를 넘어 자율주행, 로보틱스,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강조하며,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오프티머스는 부가 옵션이 아닌, 테슬라의 장기 전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인공지능을 축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이번 실적 발표는 성장성과 혁신 모두를 보여준 반면, 단기 수익성과 시장의 기대 간의 괴리를 확인시켜주며 테슬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기술 비전과 수익 지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다시 계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