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7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향방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최근 가파르게 올랐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3.62포인트, 0.63% 내린 49,596.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01포인트, 0.38% 하락한 7,337.1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2.75포인트, 0.13% 내린 25,806.20에 마감했다. 장 초반만 해도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중 최고치를 새로 쓰며 강세를 이어갔지만, 미 동부시간 오후 들어 투자 심리가 빠르게 식었다.
시장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중동 관련 변수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별도의 배상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전쟁에서 손을 떼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여서, 이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도 함께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의 이동을 지원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협상 진전 기대보다 갈등 재점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렸다.
국제 유가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해 낙폭을 줄였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배럴당 96달러선까지 밀리며 한때 5% 가까이 하락했지만, 이후 하락 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전장 대비 1.2% 내린 배럴당 100.06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94.81달러로 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유가가 급락하지 않고 버틴 것은 시장이 당장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지정학적 위험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내부에서는 최근 상승세를 주도했던 반도체주가 쉬어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를 바탕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던 종목들에서 차익 실현이 집중됐다. AMD는 3.10% 내렸고 인텔은 3.00%, 마이크론은 2.97% 하락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은 자사 인공지능 칩의 생산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되면서 10.1% 급락해, 전날 실적 호조로 올랐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결국 이날 시장은 기술주 강세라는 기존 흐름과 중동 리스크라는 새로운 불안 요인이 충돌한 끝에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당분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 수혜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는 한편, 미국과 이란 협상 전개와 국제 유가 움직임이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