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급등세를 이어가며 9,000선에 바짝 다가선 반면, 코스닥은 자금 이탈과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상대적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날 전장보다 24.00포인트(2.29%) 내린 1,026.0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09.75까지 밀리며 3.84%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벌어진 직후였던 지난 3월 4일 장중 946.54까지 급락했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코스닥 지수가 올해 1월 26일 1,000선을 회복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은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때 첨단 전략산업과 혁신기업 투자에 초점을 맞춘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출시 직후 완판되면서 지수가 짧게 반등했지만,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면서 시장의 체력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코스닥이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뚜렷한 자금 쏠림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표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큰 코스닥은 관심권에서 밀려났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조성되면 코스닥이 뒤따라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정반대였다. 코스닥은 올해 4월 27일 장중 1,229.42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한 달 넘게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승률은 10.87%에 그쳐 같은 기간 108.85% 오른 코스피와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5월에는 코스피가 26.68%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1.92% 하락해 체감 온도 차가 더 컸다.
수급, 즉 시장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자금의 흐름도 코스닥에 불리하게 움직였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덱스 코스닥150’, ‘코덱스 코스닥150레버리지’, ‘타이거 코스닥150’ 등 주요 코스닥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은 4월 말 13조1천245억원에서 현재 10조122억원으로 20% 넘게 줄었다. 이 가운데 최근 한 주 감소분만 1조4천204억원으로 전체 감소폭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여기에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처음 상장되면서, 투자자금이 다시 대형주 쪽으로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대형주 강세가 이어질 때 코스닥이 함께 오르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순환매를 기다릴 코스피 내 저평가 업종이 아직 남아 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관련 기대감도 대형 기술주에 집중돼 있어서다.
다만 하반기에는 코스닥에도 반전의 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소외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상대강도 회복을 기대할 만한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거로는 체질 개선과 수급 안정에 초점을 둔 정책 강화, 국민참여성장펀드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 자금 유입, 외국인과 기관 참여 확대에 따른 투자주체 다변화가 꼽힌다. 그는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 가운데 6.9%인 10조4천억원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개인투자자 중심이던 시장에 장기 기관자금이 들어오면 변동성이 다소 줄고,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기계가 하반기에도 주도력을 이어가고, 건강관리 업종도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성장산업에 정책자금이 연결되고 기관 수요가 뒷받침되면 지금의 코스피 일극화 현상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코스닥이 단순한 테마 장세가 아니라 실적과 정책 수혜를 바탕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는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