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8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9,000선에 한층 가까워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를 내놓았는데도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강세를 앞세워 버티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68포인트(0.23%) 오른 8,884.92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30분 기준 8,932.94까지 올랐다. 장중에는 8,975.52를 찍어 지난 2일의 종전 장중 최고치 8,933.62를 넘어섰다. 9,000선까지는 약 24포인트만 남긴 수준이다. 다만 최고치 경신 직후에는 상승폭이 다소 줄었고, 수급도 빠르게 엇갈렸다. 한때 기관과 개인이 함께 순매수했지만 이후 기관은 매도 쪽으로 돌아섰고, 같은 시각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천610억원, 77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7천5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 바깥 여건만 놓고 보면 부담이 적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1.6원 오른 1,525.0원에 개장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9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21%, 나스닥종합지수가 1.34% 내리며 약세를 보였다. 이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내 기준금리 1회 인상을 예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1회 인하가 중간값이었지만, 이번에는 중간값이 3.8%로 제시돼 긴축 쪽으로 무게가 옮겨갔다. 18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은 올해 최소 1회 인상을, 이 중 6명은 2회 이상 인상 가능성을 점도표에 반영했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데에는 반도체와 일부 대형주의 견조한 흐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SK하이닉스는 3.77% 올라 전날에 이어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고, 이른바 ‘260만닉스’ 수준에 올라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SK스퀘어가 4.07%, 삼성생명이 2.91%, 삼성전기가 0.89%, HD현대중공업이 0.71%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는 1.29%, LG에너지솔루션은 2.16%, 삼성물산은 2.45% 내렸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르는 종목 수가 170~180개 수준에 그쳐, 일부 주도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뚜렷했다.
업종별로 봐도 시장 전반이 강한 상승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코스피에서는 금속이 3.65%, 건설이 2.80%, 아이티서비스가 2.49%, 화학이 2.03%, 운송·창고가 1.90% 하락했다. 반대로 부동산이 1.63%, 제약이 1.55%, 보험이 0.88%, 전기·전자가 0.86% 오르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힌 영향으로 장 초반 1% 넘게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더 약했다. 2.15포인트(0.21%) 내린 1,029.81로 출발한 뒤 같은 시각 1,013.78까지 밀렸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17억원, 435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만 1천46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미국 금리 경로와 환율, 그리고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쏠림이 국내 증시의 방향을 함께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