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기대에 힘입어 최근 급등세를 이어왔지만, 17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금리 결정과 새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첫 메시지를 앞두고 상승 흐름을 잠시 점검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인 16일 코스피는 180.62포인트, 2.11% 오른 8,726.60에 거래를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외국인 자금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천353억원을 순매수했고, 12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사들인 금액은 3조8천억원을 넘었다. 기관도 7천76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이며 전날에만 2조1천841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지수 상승이 개인 투자자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의해 이끌렸다는 뜻이다.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린 가장 큰 배경은 중동의 긴장 완화 기대다. 미국과 이란이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종전 협상 공식 서명을 앞두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처럼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으로 다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런 국면에서는 특정 주도주만 오르기보다 업종별로 매수세가 옮겨 다니는 순환매가 나타나기 쉽다. 실제로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뿐 아니라 방산, 유통, 건설 등으로 자금이 분산되는 흐름이 일부 감지됐다. 다만 15일 5%대 급등과 비교하면 16일 상승폭은 다소 줄었는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은행도 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강한 긴축 의지를 드러낼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여겨진다. 금리를 올리거나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겠다는 신호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간밤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것도 이런 경계심을 반영한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64%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57%, 나스닥 종합지수는 1.15% 내렸다. 특히 최근 강하게 올랐던 반도체주가 크게 밀렸다. 마이크론은 6.22%, 샌디스크는 5.52%, 인텔은 8.45%, 마벨은 9.92%, 에이엠디는 7.30%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5.71% 급락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는 2.62% 내렸다.
다만 국내 증시를 완충할 요소도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줄어든 점이다. 아이시이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5.1% 내린 배럴당 78.96달러로 마감해, 지난 3월 2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8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유가는 물가와 기업 비용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락하면 시장 전반에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코스피가 미국 반도체주 조정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관망 심리로 약세 출발할 수는 있어도, 장중에는 반도체 외 업종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면서 낙폭을 줄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를 내놓지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과 함께 업종 순환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