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제이피모간은 6월 중순 이후 한국 증시 급락을 키운 차입 축소, 이른바 디레버리징 과정이 사실상 막바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급락 과정에서 시장을 짓눌렀던 강제 청산 압력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현재 한국 증시는 과도한 불안보다 저가 매수 가능성에 더 주목할 구간이라는 해석이다.
제이피모간 전략팀은 7월 2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청산은 이미 끝났고, 헤지펀드도 전체 디레버리징의 약 90%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앞선 분석 때 제시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청산 75%, 헤지펀드 차입 축소 50% 이상보다 상황이 더 진전됐다는 판단이다. 디레버리징은 빌린 자금을 줄이면서 위험노출을 낮추는 과정인데, 시장이 급락할 때는 투자자들의 매도를 연쇄적으로 부르며 하락폭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코스피는 6월 22일 고점 이후 약 40% 하락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제이피모간은 이번 조정이 단순히 기업 실적이나 경기 우려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봤다. 당초에는 종목 간 순환매와 기본 여건에 대한 우려가 조정을 만들었지만, 이후 한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가 하락장에서 강제 청산을 반복하면서 충격을 키웠고, 최근에는 헤지펀드의 포지션 정리까지 겹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운용자산은 6월 말 500억달러까지 불어나 시장 규모 대비 미국보다 4배가량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런 구조가 하락일마다 기계적인 매도를 유발해 변동성을 더 키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압력은 최근 눈에 띄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제이피모간에 따르면 해당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규모는 현재 170억달러까지 줄었고, 저가 매수성 자금 유입도 멈추면서 변동성지수 비율인 브이코스피 대비 빅스 비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헤지펀드의 위험노출도 거의 정상 범위로 내려왔다. 제이피모간 프라임북 기준 롱숏 비율은 5.7배에서 7월 27일 3.2배로 낮아졌다. 롱숏 비율은 매수 포지션 금액을 매도 포지션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상승 쪽에 크게 베팅했다는 뜻이다. 개인 신용융자 잔고 약 200억달러에 대해서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처럼 즉각적인 강제 청산 구조가 아니어서 시장 전체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때 기록적이던 외국인 순매도 역시 둔화하고 있으며, 두 대형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 내 비중도 6월 말 각각 9.5%, 8.3%에서 현재 6.5%, 4.5%로 낮아졌다.
제이피모간은 이번 주 추가 하락이 또 다른 청산을 부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면서도, 전반적인 수급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안정됐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고, 기업 이익 흐름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봤다. 투자 아이디어로는 소비 회복과 자산가격 반등의 수혜가 기대되는 백화점·화장품·여행·증권·건설 업종,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심리 개선에 기대를 거는 바이오·제약,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 그리고 자산건전성 개선과 한국은행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 확대,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은행주를 제시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추가 청산 여부보다 수급 정상화와 저평가 해소 속도가 시장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