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2026년 코스피 연간 전망치를 8,800에서 11,500으로 크게 높여 잡으면서, 여름철 증시 강세가 이어지다가 8월 말에서 9월 초를 전후해 흐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7일 대신증권 보고서를 보면, 이경민 연구원은 7월과 8월 코스피 상승 탄력이 한층 강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정 타결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이 영향이 채권금리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으로 이어지면 한국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가 진정되면 물가 불안이 줄고, 금리와 환율도 비교적 안정되기 쉬운데, 이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기업 비용 부담 측면에서 모두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지금의 코스피를 실적과 정책이 함께 끌어가는 장세로 해석했다. 특히 앞으로의 기업 이익을 가늠하는 선행 주당순이익(EPS·주식 1주당 예상 순이익)이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지수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도체 업종이 이 흐름의 중심에 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반도체 업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각각 56%, 37% 늘고, 2분기 반도체 가격도 전 분기 대비 58∼7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추가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반도체 외 업종까지 실적 개선의 동력이 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 여부는 3분기 후반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변수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8∼9월 선행 EPS 성장률이 마이너스권에서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3분기 중후반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기저효과는 비교 기준이 되는 과거 수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현재 증가율이 왜곡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영향으로 선행 EPS 증가세가 꺾이면 코스피도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027년이나 2028년에 기업 이익 증가율이 둔화하거나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선행 EPS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도 중요한 변수로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는 유가와 물가 수준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공식화되는 상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가가 다시 오르고 시중 유동성(시장에 풀린 자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금리 인상 국면이 시작되면, 실적과 경기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던 장세가 자금 조달 여건 악화에 민감한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와 실적 개선 기대가 코스피를 밀어 올리더라도, 9월 전후부터는 이익 증가세와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시장의 방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