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최근 급등락 장세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와 자금 이탈 조짐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8조2천5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119조9천264억원으로 120조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다시 감소한 것이다. 4거래일 연속 줄어든 수치로, 지난 4월 15일의 117조1천651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통상 시장 대기 자금의 성격을 띤다.
감소 폭도 적지 않다. 지난 4일 기록한 139조6천947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20조원 넘게 줄었고, 지난달 29일 132조4천696억원과 견줘도 4거래일 만에 약 14조원이 빠졌다. 지난 3일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천646억원어치,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1천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천4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전체 예탁금은 오히려 줄어, 단순한 시장 내 자금 이동보다는 일부 자금이 증시 바깥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빚을 내 투자한 자금의 부담도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1천278억원으로, 전날 1조685억원보다 500억원가량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일시적으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정해진 기한 안에 갚지 못한 돈을 뜻한다. 특히 이 가운데 반대매매, 즉 증권사가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강제로 처분한 주식 규모는 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30일의 694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일의 196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3일 5.3%로 뛰어올랐다. 하루 전 1.6%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개인 투자자가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통상 3일째 되는 날 장이 시작되자마자 보유 주식이 강제로 매도되는데, 이 과정은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길 수 있고 시장 전체에는 매도 압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주가가 급하게 흔들릴수록 반대매매 물량이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장중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보였음에도 예탁금이 줄고 미수금과 반대매매가 다시 늘어난 점은,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장에 적극적으로 재진입하기보다 위험 노출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증시가 단기 반등을 이어가더라도 개인 자금의 복귀 속도는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반대매매 부담이 시장의 추가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